바람 부는 들판

 


  바람 부는 들판 사이를 자전거로 달린다. 바람은 논자락 볏포기를 이리저리 눕힌다. 바람은 논둑 들풀을 이리저리 눕힌다. 볏포기와 들풀은 이리저리 눕지만, 바람이 잠들면 다시 꼿꼿하게 선다. 바람이 오래오래 불면 볏포기와 들풀은 그저 누워 버리는구나 싶지만, 바람이 잠들고 햇살이 방긋거리면 볏포기와 들풀은 모두 해를 바라보며 씩씩하게 선다.


  자전거를 세운다. 아이들을 불러 들판을 함께 바라본다. 볏포기를 눕히는 바람을 느낀다. 아이들은 바람과 들판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이내 서로 고개를 맞대고 사르르 잠든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들은 바람을 시원하게 쐰다. 한동안 이대로 있다가 다시 자전거 발판을 씩씩하게 밟으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간다. (4345.7.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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