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얹은 책

 


  작은 아이가 다리에 그림책을 얹고 읽는다. 작은 아이한테 그림책은 무척 큰 책이다. 다리를 곧게 펴고 앉아 그림책을 얹으면 허벅지부터 무릎까지 책으로 덮인다. 나무로 빚은 종이책이 아이 살결에 닿는다. 나무내음과 나무빛이 서린 책이 아이 살갗에 닿는다. 나무로 둘러싸인 시골마을에서 푸른 숨을 마시는 아이는, 나무한테서 목숨을 얻어 빚은 종이책을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이야기를 읽는다. (4345.7.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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