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는 길 (도서관일기 2012.7.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첫째 아이하고 서재도서관으로 간다. 지난해 십일월부터 책꽂이 자리를 잡고, 모자란 책꽂이를 새로 들인 다음, 상자에 담기거나 끈에 묶인 책을 거의 다 풀었다. 책꽂이 놓고 책 꽂는 데에 여덟 달을 들인 듯하다. 이제는 자질구레한 짐이랑 내가 어릴 때부터 쓰던 물건을 갈무리한다. 이 일까지 마치면 제법 도서관 꼴을 낼 만하리라 본다. 2007년 4월에 인천에서 서재도서관을 처음 열던 때에는 한 달 만에 우지끈 뚝딱 하듯 책꽂이와 책을 갈무리하고는 퍽 엉성한 대로 문을 열고는 조금씩 치우고 갈무리해서 이태쯤 지나서야 이런저런 꼴을 갖추었다. 모양새가 나기까지는 아무래도 이태는 걸리리라 생각하면서, 앞으로 언제까지나 이 터에서 예쁘게 책삶을 이루도록 좋은 꿈을 꾸어야겠다고 본다.


  아이는 집에 있어도, 서재도서관에 가도, 마실을 다녀도 좋다. 어버이가 즐거이 놀아 주면 어디에서라도 좋다. 어버이가 즐거이 놀아 주지 못할 때에는 어디에서라도 안 좋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나날이란, 아이가 한 사람답게 살아갈 길을 스스로 찾도록 곁에서 이끌거나 가르치거나 보여주는 일이라고 느낀다. 차근차근 좋은 생각을 품으면서 잘 살아 보자. 들길과 숲길 사이를 천천히 헤치면서 책누리에서도 예쁘게 놀 수 있게끔, 또 나부터 들길과 숲길과 책누리에서 예쁘게 노는 어른으로 살아갈 만하게끔, 마음을 곱게 잘 여미자.


  한여름이 되어 서재도서관 가는 길은 풀밭 길이 된다. 낫으로 풀을 치고 싶어도, 이 일까지 할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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