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수레에서 책읽기

 


  네 식구 저녁나절 살짝 마실을 한다. 둘째 아이를 걸리며 들바람 쐴 생각으로 나오면서 자전거수레를 민다. 걸리다가 힘들다 하면 앉힐 생각이다. 자전거수레는 자전거에 달면 아이들이 함께 타고 자전거마실을 하기에 좋고, 자전거에서 떼어 밀면 아기수레 구실을 하니 좋다. 아이들을 안 태우고 짐을 싣고 밀면 짐수레로까지 쓸 수 있다. 튼튼하고 널찍하다.


  가벼이 들마실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첫째 아이가 수레에 앉겠다고 말한다. 둘째 아이는 수레에 앉을 생각이 없다. 혼자 씩씩하게 걷는 맛에 들려 둘째 아이는 마냥 걷겠다고 춤춘다. 아니, 둘째 아이는 춤추는 몸짓은 아니나, 아직 어설피 걷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 마치 춤을 추며 걷는 듯하다. 나와 옆지기는 첫째 아이에 이어 둘째 아이를 오래도록 지켜보면서 ‘춤걸음’을 즐겁게 느낀다.


  자전거수레에 앉아 《우주소년 아톰》 만화책을 들여다보는 첫째 아이는 집에 닿아 마당에 수레를 세우고 나서도 내릴 줄 모른다. 줄곧 들여다본다. 나는 곁에 서서 한참 바라본다. 아이는 한참 그대로 앉아 만화책에 빠진다. 이제 모기가 물지 모르니 집으로 들어와서 보라고 몇 번 말하니, 겨우 수레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온다. (4345.7.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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