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 열매 국물 책읽기

 


  마당가 후박나무 열매가 알차게 맺혔다. 온 마을 멧새와 들새가 우리 집 마당으로 후박 열매 따먹으러 나들이한다. 우리 집 마당 후박나무는 새들한테 좋은 밥잔치를 베푼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논다. 첫째 아이가 후박나무 열매를 주워서 세발자전거 바구니에 담는다. 떨어진 후박잎도 담는다. 작은 바가지로 물을 붓는다. 그러고는 “자, 국이야.” 하면서 동생이랑 먹는 시늉을 한다.


  세발자전거 바구니를 들여다본다. 후박나무 열매는 알맹이 없이 빨간 ‘알맹이 받침’만 있다. 멧새와 들새가 열매를 따먹으며 받침만 밑으로 떨구었구나 싶다. 후박나무는 겨우내 푸른 잎사귀로 푸른 봄을 기다리는 노래를 불러 주었고, 봄에는 환한 꽃망울로 예쁜 나날을 들려주었으며, 이제 여름에는 아이들 노리개를 선물해 준다. 풀잎과 풀꽃과 나뭇잎과 나무열매는 모두 아이들한테 좋은 놀잇감이 된다. 아이들은 손으로 풀과 나무를 만지고, 눈으로 풀과 나무를 바라보며, 몸으로 풀이랑 나무랑 동무가 된다. (4345.7.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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