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에
그만 달콤한 낮잠에서
확 깬다.
“아버지, 보라 똥 쌌어요!”

 

게슴츠레한 눈으로
아이들 있는 쪽을 좇고,
둘째 아이가
어디다 똥을 질렀는지 살핀다.

 

이불이나 책에는 안 누어
그나마 낫다고 여기며
둘째 아이를 허리춤에 끼듯 안고
씻는방으로 간다.

 

아이 바지를 벗긴다.
아이 웃도리에 똥이 묻었다.
기저귀에도 똥이 묻었다.

 

아이 등판부터 종아리까지
수북히 묻은 똥을
물로 씻으며 살살 닦는다.
아이는 좋아한다.

 

내가 너만 한 아이였을 적
내 어머니는
나를
어떻게 씻겼을까.

 

똥오줌 질펀하게 눈 둘째 아이
벗긴 채 마루에 데려다 놓고
똥빨래 석 점 꾹꾹 비벼
정갈히 마무리짓는다.

 

새 옷가지 꺼내 둘째를 입히고
한손에는 빨래한 옷가지
한손에는 둘째를 안고
마당으로 나온다.

 

둘째 아이 마당에 풀어놓으니
첫째 아이 마당으로 내려온다.

아이들 놀음놀이 바라보다가


젖은 빨래는 널고
마른 빨래는 걷어서 갠다.

 

들새 지저귀는 소리로
한낮이 후끈후끈 흐른다.

 


4345.5.3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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