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다시 바다로

 


  사흘 만에 다시 바다로 간다. 아이들 재채기는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사흘 앞서도 아이들이 갤갤거리기는 하나, 맑은 해님을 믿으며 마실을 갔다. 오늘도 맑은 해님을 믿으며 마실을 간다.


  군내버스 때에 맞추어 짐을 꾸려 나오는데, 버스 타는 데에 닿기 앞서 그만 버스가 훌쩍 떠난다. 사흘 앞서보다 3분이나 일찍 왔다. 우리가 더 일찍부터 짐을 꾸렸으면 안 놓쳤을 테지만, 어쩐지 서운하다. 그러나 대수로이 여기지 않는다. 면소재지까지 버스삯 2200원이지만, 택시를 불러서 타도 4000원. 네 식구 타는 택시이니까 비싸다는 생각을 안 한다.


  이제 한창 물놀이철이 될 테니 사람들이 제법 찾아올는지 모르겠구나 싶다. 칠월을 넘어서면 아마 발디딜 틈이 없을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마구 찾아와서 복닥거리기 앞서 우리 마을 바닷가를 실컷 즐기자고 생각한다.


  면소재지에서 5.1킬로미터 떨어진 바다까지 금세 닿는다. 바닷가에는 아무도 없다. 그야말로 아무도 없다. 아침 열한 시 반 즈음 바다로 와서 노는 사람은 없으려나. 꾸려 온 도시락이랑 면소재지에서 장만한 먹을거리를 내놓는다. 천천히 신나게 먹으며 바닷바람을 쐰다. 물결이 들려주는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바다로 뛰어든다. 모두를 따사로이 품는 바다라 하지만, 오늘만큼은 온통 우리들 품에 안긴다. (4345.6.29.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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