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손

 


  뒤꼍에 묵히는 땅 가운데 두 평 즈음 쓰레기를 캐고 돌을 고른 자리는 갖가지 풀이 신나게 자랐다. 한동안 손을 못 대고 지내다가 어제 비로소 아픈 몸을 이끌고 풀을 뽑고 잔돌을 촘촘히 고른다. 작은 고랑을 짓고 손가락 구멍을 낸다. 첫째 아이 손바닥에 씨앗을 톡톡 올린다. 마무리 씨앗심기는 아이 몫. 씨앗을 올린 한손과 씨앗을 집는 다른 한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이는 예쁜 일을 예쁜 손으로 해낸다. 땅을 일구기까지 어버이가 품을 퍽 많이 들여야 하나, 바로 이렇게 씨앗을 심는 손을 바라볼 수 있다는 보람이 있으니 즐겁다. 아이 손바닥을 거쳐 좋은 기운이 땅으로 스며들었으리라 믿는다. (4345.6.24.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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