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 지나가는 하늘

 


  비구름 지나가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비구름은 천천히 내 오른쪽으로 지나갑니다. 내가 올려다보는 하늘 왼쪽은 저 멀디먼 북녘이요, 내가 올려다보는 하늘 오른쪽은 새삼스레 멀디먼 남녘, 곧 태평양입니다. 비구름이 태평양으로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다가는, 우리 집에서 칠 킬로미터를 나가면 맞이하는 바다가 태평양 끝자락이네 하고 느낍니다.


  새들 노랫소리 울리는 숲속 바람이 마당을 스치며 집안으로 살포시 깃듭니다. 첫째 아이가 먼저 잠을 깨어 일어납니다. 같이 마당에 내려서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눈이 부시게 파랗습니다. 아침 여덟 시 햇살인데 눈을 바로 뜰 수 없습니다. 좋은 하늘이기에 햇살은 짙게 드리웁니다. 나를 살찌우는 모든 밥과 꿈과 이야기는 바로 이 햇살 한 줄기에서 비롯하겠지요. (4345.6.19.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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