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2.6.7.
 : 두 살 동생이 누나 태운 자전거

 


- 졸음이 쏟아지는 두 아이가 마당으로 내려와서 논다. 아이 어머니가 “이야, 저 구름 좀 봐!” 하면서 두 아이를 데리고 마당으로 내려가서 드러누웠기 때문. 참말 오늘 구름과 하늘은 가없이 빛나는 파랑과 하양 물결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 옷가지를 네 차례 빨래하며 틈틈이 마당 빨랫줄과 빨랫대에 널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 혼자 놀랐고 나 혼자 즐거웠으며 나 혼자 웃었다. 그러고 보니, 빨래를 널며 식구들을 불러 함께 하늘을 보았으면 아침부터 다 함께 좋았을 텐데.

 

- 드러누워 마당에서 구름바라기를 하던 세 사람이 벌떡 일어난다. 이윽고, 첫째 아이가 자전거에 올라타는데, 둘째 아이가 바닥에 털푸덕 앉은 매무새로 자전거를 뒤에서 민다.

 

- 미는가, 미는 시늉인가? 아직 혼자서 씩씩하게 걸으려 하지 않는 둘째인데, 꽤 무거운 나무자동차를 한손으로 들기도 하고 밀기도 하고 놀더니, 누나가 올라탄 자전거를 영차영차 밀기까지 한다. 자전거는 바퀴가 있어 잘 구른다고도 하지만, 어른들이 바퀴 달린 자동차를 잘 밀겠는가. 설마 이 아이는 천하장사? 소시지 같은 둘째 아이 팔뚝은 알고 보면 힘살덩어리?

 

- 엉덩이를 깔고 앉아 밀고, 무릎걸음으로 민다. 두 발로 땅을 디디고 서서 밀다가는, 다시 무릎걸음으로 민다. 다섯 살 누나는 두 살 동생이 미는 자전거가 재미나다. 좀처럼 자전거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고, 이제 힘든 티가 물씬 나는 동생더러 더 밀어 달라고 떼를 쓴다. 얘야, 너 졸려서 그러지? 이제 둘 다 자야 하거든. 동생 그만 부리고 서로 나란히 누워 새근새근 자야지.

 

- 키도 작고 몸도 작은 둘째 아이가 바라보는 자전거는 어떤 모습이요 얼마만큼 되는 크기일까. 둘째 아이는 아버지가 수레에 앉혀 자전거를 달릴 때에 어떤 느낌이요 어떤 삶일까.

 

- 개구리들이 무논에서 우렁차게 노래부르며 힘을 내라 외친다. 제비들이 처마 밑에서 우렁차게 노래하며 기운을 내라 외친다. 아이들과 두 어버이는 개구리와 제비와 바람과 나무와 볏모와 풀꽃 노래를 골고루 들으면서 해거름을 마음껏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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