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는 '다 다른 빛깔로 다 다른 즐거움 누리는 서재'이기에 좋은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과 '네 생각'은 서로 다르면서 이 지구별에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같은 자리에 설 수 있다고 느낍니다. 서로 다르면서 아름다운 이웃 서재인 줄 살피지 않고, 스스로를 갉아먹기까지 하는 빈말과 막말로 생채기를 내는 일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빕니다. 남한테 '당신은 이걸 알아야 해' 하고 밀어붙인다든지 '당신이 하는 말은 틀렸니' 하고 말한들 무슨 보람이 있을까요. 스스로 가장 옳다고 여기는 길을 걸어가면서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글'을 써서 나누면 넉넉합니다. '비판'이라는 이름을 내걸면서 이웃을 다치게 하고, 다친 이웃이 알라딘서재를 떠나도록 하는 일은 참말 누구한테 기쁘거나 좋은 일이 될까 알쏭달쏭합니다.

 

 


 석류꽃 몽우리 책읽기

 


  감나무에 감꽃이 맺힌다 해서 모든 감꽃이 천천히 무르익어 감알이 되지는 않습니다. 고추꽃도 오이꽃도 콩꽃도 이와 매한가지예요. 빗물에 톡 떨어지는 꽃잎이 있어요. 봄바람에 스러지는 꽃잎이 있어요. 미처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 다리에 부딪히며 바스라지는 꽃잎이 있어요. 그런데, 빗물도 봄바람도 사람들 다리도 아닌데, 그저 조용히 스스로 흙으로 돌아가는 꽃잎이 있어요.


  꽃잎이 왜 씨나 열매를 맺지 않고 흙으로 돌아가는가를 모두 알아채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꽃잎 스스로 알 테고, 꽃잎 피우는 풀이나 나무가 알 테며, 풀이나 나무를 살찌우는 지구별이 알 테지요.


  밭뙈기에 떨어진 감꽃을 주워서 혀에 올려놓습니다. 감꽃 내음을 맡으며 천천히 오물오물 씹어서 먹습니다. 흙바닥에 떨어진 매화 열매를 주워 흙땅으로 옮깁니다. 아이는 이웃집 석류나무 밑으로 들어가 미처 봉오리가 되지 못한 몽우리를 줍습니다. 석류꽃은 바알간 빛깔 환한데, 봉오리가 못 된 몽우리는 노오란 빛깔 맑습니다. (4345.6.7.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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