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 이야기하는 마음
무화과나무 밑에 선 어머니와 아이. 무화과잎이 어떤 모양이며 어떤 무늬인가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무화과나무는 제 그늘 밑에서 저를 놓고 요로콩고로콩 이야기 나누는 두 사람을 바라본다. 두 사람은 무화과나무를 바라보고, 무화과나무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무화과나무를 이야기하고, 무화과나무는 저를 놓고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늘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흙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흙을 손에 쥐며 쓰다듬는다. 바다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바닷물에 손과 발과 몸과 마음을 담그며 생각에 잠긴다. 아이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이를 사랑으로 낳고 믿음으로 보살피며 꿈으로 가르친다. 꽃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작은 씨앗 곱다라니 심어 정갈한 눈길로 맑게 바라본다. 책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무결에 아로새긴 사람들 살아가는 발자국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내 오늘 하루를 되짚는다.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으로 생각을 살찌운다. 마음으로 사랑씨앗 심어 지구별을 따뜻하게 얼싸안는다. (4345.6.5.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