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주는 마음

 


  아버지가 뒷밭에 물을 주러 가는 줄 첫째 아이가 금세 알아챈다. 따로 아이를 부르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조용조용 따라온다. 큰 스텐통에 물을 받아 작은 바가지에 물을 담아 감자줄기나 토마토줄기 밑둥에 대고 천천히 물을 붓는다. 첫째 아이는 큰 스텐통에 담긴 조그마한 물바가지를 들고 조그마한 손으로 조금씩 조금씩 물을 붓는다.


  아이를 불러 함께 물을 줄 때에도 즐겁다고 느끼지만, 아이를 따로 부르지 않을 때에 아이가 스스로 따라와서 물을 줄 때에도 즐겁다고 느낀다. 이제 나는 조용히 물을 떠서 조용히 물을 들고 조용히 뒷밭으로 간다. 한창 물을 주면서 언제쯤 아이가 뒷밭으로 따라올까 하고 가늠한다. (4345.5.3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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