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를 바라보기만 해도 하루가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거꾸로 생각한다. 아이는 제 어버이를 바라보기만 해도 하루가 얼마나 기쁜지 모를 만큼 재미날까.


  사람들은 책을 읽고 영화를 본다. 어느 책은 재미있다 말하고 어느 책은 재미없다 말한다. 어느 영화는 볼 만하다 말하고 어느 영화는 볼 만하지 않다 말한다. 거꾸로 생각한다. 책을 쓰거나 영화를 찍은 사람은 ‘책을 읽는 사람’이나 ‘영화를 보는 사람’ 삶을 재미있다고 느낄까.


  아이가 빛종이 하나를 들고 달려온다. “비행기 접어 줘.” “저번에 접어 주었는데.” “비행기 접어 줘.” “기다려요. 아버지 다른 일 하니까.” “비행기 접어 줘.” “아버지 하던 일 끝나면 접을게.” “비행기 접어 줘.” 아이는 제가 바라는 뜻을 이룰 때까지 달라붙어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비행기를 접는다. 다 접은 비행기를 아버지가 휙 날린다. 꺄아. 소리를 지르며 웃는 아이가 비행기를 쥔다. 기운차게 날린다. 종이 한 장은 책으로 묶이고, 비행기가 되며, 놀잇감이 되다가는, 좋은 이야기로 숨결을 잇는다. (4345.5.29.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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