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흙으로 집을 짓고
사이사이
짚을 섞으며
침으로 이겨
아늑하고
튼튼한 보금자리.

 

서로 아끼는 암수는

알을 낳고
새끼를 돌보며
어엿한
어른 제비로 키운다.

 

따스한 꽃과 봄날
시원한 바람과 여름날
어여쁜 열매와 가을날
마음껏 누리고서
어버이 제비
아이 제비
나란히 너른 바다 건너
새 삶터로 떠난다.

 

겨울이 지나
꽃내음
바람 따라
바다 건너 실려오면
어버이 제비
아이 제비
나란히 먼길 날아
흙집 처마 밑
오랜 보금자리로
새로 깃든다.

 


4345.5.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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