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씨 책읽기
민들레는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꽃을 피운다. 민들레는 줄기를 높게 올려 씨를 흩날린다.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꽃을 피우는 민들레인 줄 예전부터 알았지만, 막상 민들레가 씨앗을 퍼뜨릴 때에는 줄기를 높이높이 올리는 줄 ‘늘 바라보며 살았’어도 정작 제대로 깨닫거나 알아보지는 못했다.
어떤 씨앗을 어디로 날리고 싶어 줄기를 이렇게 높이높이 올릴까. 어느 아이가 줄기를 똑 따서 신나게 후 불어 주기를 바라며 이렇게 높디높은 줄기를 뻗을까. 줄기를 뻗어 씨앗을 널리 흩뿌리고 난 다음, 민들레 삶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꺾인 줄기는 어떻게 아물까. 꽃도 씨앗도 줄기도 없는 민들레 잎사귀는 남은 삶을 어떤 꿈을 꾸며 보낼까. 꽃도 씨앗도 줄기도 없이 땅바닥에 납작 잎사귀 붙이며 끝삶을 누리는 민들레를 알아보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아이들과 흙땅을 밟으며 민들레하고 실컷 논다. (4345.5.24.나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