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쓰고 싶은 글, 더 읽고 싶은 책

 


  두 아이 잠들었을 때, 글 한 줄이라도 더 쓰고 싶다. 두 아이 새근새근 꿈누리를 날아다닐 때, 책 한 줄이라도 더 읽고 싶다. 그러나, 색색 소리내며 깊이 잠든 아이들이 뒤척이며 아버지를 부른다. 예쁘게 잠든 아이들이 기저귀에 쉬를 하든, 자다가 쉬가 마렵다 하든, 또 곁에서 아버지 손을 잡거나 품에 안겨 자고 싶다 하든, 아버지를 부른다. 나는 모처럼 한갓지게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수 있네 하고 마음을 놓다가도, 못내 아쉬운걸 하고 생각하지만, 이내 이 마음을 접는다. 아버지인 내가 쓰는 글은 너희들 손을 가만히 쥐며 이마로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쓰다듬는 삶인걸. 아버지인 내가 읽는 책은 너희들 작은 몸뚱이를 구석구석 주물러 뭉친 데 풀어 주면서 곱게 목소리 가다듬어 자장노래 부르는 삶인걸. (4345.5.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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