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좋은 책 (도서관일기 2012.5.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니 좋은 마음이 될까. 나 스스로 좋다고 여기는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 좋은 삶으로 거듭날까. 첫째 아이와 함께 서재도서관으로 나와 책을 갈무리하며 생각한다. 내 마음이 좋은 날씨를 부를는지 모르며, 좋은 날씨가 다시금 나한테 좋은 넋을 북돋울는지 모른다. 내 생각이 좋은 삶을 부를는지 모르고, 좋은 삶이 새삼스레 나한테 좋은 얼로 책을 마주하도록 이끌는지 모른다.
좋은 얼거리는 천천히 이어진다. 궂은 얼거리 또한 천천히 이어진다. 좋은 꿈은 차근차근 이루어진다. 얄궂은 꿍꿍이 또한 차근차근 얽히고 설킨다.
내 삶을 어떻게 아로새기며 누리려 하는가는 내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내 삶에 아름답다 싶은 책을 꽂으려 하는지, 내 삶에 이렁저렁 따분하거나 부질없는 책을 꽂으려 하는지, 내 삶에 사랑스러운 책을 꽂으려 하는지, 내 삶에 지식조각 책을 꽂으려 하는지, 나 스스로 생각하고 갈무리할 노릇이다.
꿈을 꾼다. 이 땅에서 사랑스러운 이야기 꽃피우는 꿈을 꾼다. 꿈을 꾼다. 모과가 익고 매실이 익으며 오디가 익는 꿈을 꾼다. 꿈을 꾼다. 감자가 자라며 당근이 자라고 오이랑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리는 꿈을 꾼다. 꿈을 엮고 꿈을 빚으며 꿈을 들려주는 책이라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