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며 재우는 마음
두 아이를 재우려고 하나는 가슴에 얹고 하나는 한 팔로 감싸면서 한 시간 반 즈음 노래를 부르자면 힘들기는 꽤 힘들다. 그런데, 이렇게 두 아이를 달래면서 목이 살짝 쉴락 말락 노래를 하다 보면 내 마음이 따사롭게 달라진다. 내 마음이 넉넉하게 바뀐다. 내 마음이 차분하게 거듭난다.
아이들이 제아무리 짓궂거나 얄궂다 싶은 짓을 일삼았어도 이 아이들 곁에 끼고 노래를 부르며 재우다 보면, 그래 그래, 아이들이잖아, 예쁜 아이들이잖아, 예쁜 아이들이 더 놀고 싶고, 더 얼크러지고 싶고, 더 살을 부비고 싶어 이렇게 나한테 말을 걸거나 눈길을 보내며 하루를 보냈겠지. 고맙다, 사랑한다, 좋아한다, 오래오래 한결같이 서로 아끼면서 어깨동무하자, 하는 마음이 되어 노래를 부른다.
오늘 저녁, 옆지기가 두 아이한테 노래를 불러 주며 재운다. 쳇, 오늘은 두 아이랑 노래하며 재우는 즐거움을 혼자 차지하는구나. 그러나, 옆지기가 두 아이를 재워 주면서 나로서는 저녁나절 일거리를 홀가분하게 끝마칠 수 있다. 우리 두 어버이 노래가 아이들 가슴으로 차곡차곡 스며들기를 빈다. (4345.5.9.물.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