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를 빤히 바라보는 동생
옆지기가 집빵을 굽는다. 집빵 굽기는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 가루를 무게를 달아 반죽을 하고 스티로폼상자에 넣어 따뜻하게 부풀린다. 알맞게 부풀리고 나서 스탠냄비에 아주 여린 불을 넣고 달군다. 뜨끈뜨끈 달았으면 반죽을 넣고 모양 좋게 다진다. 이러고서 뚜껑을 덮고 구수한 냄새가 날 때까지 천천히 기다린다. 다 익으면 냄비에서 꺼내어 뜨끈한 기운을 식힌다.
집에서 차리는 밥을 아이와 함께 먹는다. 집밥을 먹을 때에는 속이 홀가분하다. 바깥밥을 먹고 나면 속이 어딘가 꿀렁꿀렁하다. 방귀도 잦다. 이런 날은 방귀 냄새까지 고약하다. 한창 즐겁게 밥을 먹는데, 아니, 둘째한테 죽을 먹이느라 이리 애쓰고 저리 용쓰며 기운을 쪽 빼는데, 가까스로 이럭저럭 먹이고 나서 놀라고 풀어놓으니, 제 누나가 집빵에 딸기잼(딸기잼에 여러 견과류를 갈아서 섞은 녀석)을 바르는 모습을 빤히 바라본다. 첫째 아이도 더 어릴 적에 둘째 아이처럼 이렇게 나와 옆지기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을 테지. 둘째 아이는 제 누나를 빤히 바라보며 여러 몸짓과 몸가짐을 배우기도 할 텐데, 첫째 아이는 제 어버이를 빤히 바라보며 온갖 삶자락과 삶결을 배우는 만큼, 둘째이든 첫째이든 나와 옆지기가 얼마나 즐겁고 사랑스레 살아가느냐를 낱낱이 바라보며 받아들인다 할 테지. (4345.4.28.흙.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