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논둑 들고양이
고양이도 개도 돼지도 사람도 모두 들에서 살던 목숨이었다. 그러나 도시가 생기고, 집안에만 모시는 집짐승이 생기며, 사람 또한 들을 잊으면서, 따로 들고양이와 들개와 멧돼지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러면, 사람한테도 도시사람하고 가르는 들사람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할까. 너른 들에서 살아가는 들고양이처럼, 너른 들에서 살아가는 들사람. 깊은 멧자락에서 살아가는 멧돼지처럼, 깊은 메에서 살아가는 멧사람. 파란 바다에서 살아가는 바닷고기처럼, 파란 바다를 껴안는 바닷사람. (4345.4.16.달.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