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2.4.9.
: 아이한테 세발자전거는
- 세발자전거를 혼자 씩씩하게 잘 타는 아이는 마당을 이곳저곳 신나게 휘젓는다. 첫째 아이가 자전거로 마음껏 달리면 둘째 아이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둘째 아이 마음에는 누나처럼 자전거를 타고픈 꿈이 싹틀까. 마당에서 한창 자전거놀이를 하던 아이는 이내 자전거를 세우고는 안장을 밟고 올라선다. 아직 제 키가 작아 빨래줄에 드리운 빨래에 손이 안 닿으니까 안장을 딛고 올라서는데,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를 일부러 잡고 얼굴에 비벼 보기도 한다. 어찌 보면 아슬아슬한 짓인데, 두발자전거 아닌 세발자전거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나도 어린 날 이 아이처럼 개구진 짓을 하며 놀지 않았던가. 다만, 나는 어린 날 이렇게 놀다 으레 고꾸라지거나 자빠졌다고 느낀다. 이마가 깨지고 머리가 깨지며 팔꿈치나 무릎이 깨지기 일쑤였다고 떠오른다. 피가 줄줄 흐르는 채 집으로 돌아가면 나보다 형이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들었다고 생각난다. 옆에서 동생이 아슬아슬하게 놀면 말려야지 왜 보고만 있었느냐고 얘기하셨지 싶다. 형은 형대로 형 동무들하고 놀아야 하는데, 동생이란 녀석이 자꾸 개구진 짓을 하다가 넘어져 줄줄 피를 흘리니 얼마나 괘씸했을까. 그래도 형은 개구진 동생을 잘 달래고 잘 씻기며 잘 타일러 주었다고 느낀다. 우리 집 첫째 아이도 내 형처럼 제 동생을 잘 아끼고 사랑해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