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물결 글쓰기

 


  한겨울 흰눈 소복히 덮어쓰기도 하면서 추위를 고스란히 담아낸 마늘밭 푸른 잎사귀가 물결처럼 넘실거린다. 마늘쪽은 가을날 선선한 바람과 햇살을 먹으며 뿌리를 내렸고, 겨울날 차가운 눈바람과 햇볕을 머금으며 줄기를 올렸고, 봄날 따사로운 비바람과 햇빛이 스며들며 씨알이 굵는다.


  가을을 누리며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이하다가 여름을 누비는 사람들 몸과 마음은 해마다 어떻게 거듭날까. 웃음과 눈물이 갈마들고 기쁨과 슬픔이 넘나드는 사람들 살갗과 넋은 나날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까.


  마늘밭 물결은 아름답다. 주름살이 이랑고랑 패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어여쁘다. 꾸덕살 박히며 울퉁불퉁한 손마디가 아리땁다. 아이들은 한 살 두 살 먹으며 키가 무럭무럭 큰다. 예쁘다. 모두 좋은 삶이다. (4345.4.1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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