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87] 낮밥

 

 초등학교 아이들이 롯데리아나 케이에프시나 맥도널드라는 곳에 찾아가서 하루에 몇 시간씩 일하는 푸름이한테 말합니다. “런치세트 주셔요.” 스무 살을 넘고 서른 살을 웃도는 젊은 사람들이 ‘브런치 카페’를 찾아갑니다. 그래도 아직 웬만한 회사원들은 낮 열두 시 즈음 되어 ‘점심’을 먹으러 바깥으로 나돌겠지요. 도시에서 회사를 다니는 이들 가운데 ‘런치’나 ‘브런치’를 모를 분은 없겠지만, ‘점심’을 먹을 만한 밥집을 찾아다니며 이녁 나름대로 맛집을 헤아리겠지요. 아침에 아이들 옷가지와 기저귀를 빨래하고 나서 낮으로 접어들 무렵 밥을 차립니다. 흔한 말로 ‘아점’이라 할 만한 밥으로 하루 첫 끼니를 즐깁니다. 여느 사람들이 낮밥을 먹을 즈음 우리 네 식구는 첫밥을 먹습니다. 아침에 먹을 때에는 아침밥이고, 낮에 먹을 때에는 낮밥이며, 저녁에 먹을 때에는 저녁밥입니다. 밤에 무얼 먹는다면 밤밥이 될 테지요. 새벽에는 새벽밥을 먹습니다. 새벽에 듣는 새소리는 새벽소리입니다. 밤에 듣는 새소리는 밤소리입니다. 달은 낮에도 걸리곤 해 낮달을 올려다보곤 합니다. 밤에는 새까만 하늘을 가득 채우는 밤별과 함께 밤달을 올려다봅니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며 개구지게 뛰놉니다. 아이들 빨랫거리는 하루에도 숱하게 쏟아집니다. 아침빨래, 낮빨래, 저녁빨래를 하면서 하루가 저뭅니다. (4345.3.13.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