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저녁까지
밤을 지나 새벽으로
봄비 한 줄기
온 들판
따사로이 적신다.

 

마늘밭이 젖고
세멘기와 지붕이 젖고
앙상한 모과나무가 젖고
꽃봉오리 터뜨리려는 후박나무가 젖고
세멘으로 닦은
길바닥과 마당이 젖는다.

 

아침과 낮과 저녁
집식구 옷가지와 기저귀
차근차근 손빨래 한다.

 

우리 집에
아직
빨래기계 없다.
내가 늘 집에서 일하니
내 몸이
빨래 예쁘게 건사한다.

 

체르노빌
드리마일
후쿠시마

 

여기에
영광 고리 월성 기장
또는 새로 어느 곳
이름 몇 글자
더하지 말란 법 있을까.

 

전기 없는 날
틀림없이 찾아올 테니
전기 없는 삶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온 하루 축축한 집안에
불을 넣는다.
깊은 새벽에 겨우 마른
기저귀를 갠다.

 


4346.3.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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