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글쓰기

 


  제주섬에서 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적 있다. 그러나 제주섬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마음은 있었으나, 제주섬은 바닷가를 빙 둘러 아스팔트길이 깔렸고, 한라산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찻길이 너무 많으며, 무엇보다 해군기지를 새로 만든다며 바닷마을을 통째로 없애려는 모습이 너무 끔찍했다.


  아직 바닷마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군인들은 바닷마을 한 곳을 신나게 없애는 일을 한다. 아마, 밑바닥 병사부터 웃자락 간부까지, 당신들은 평화를 지킨다는 뜻에서 제주섬 바닷마을을 없애려 들겠지. 무기를 가득 싣고 사람들 죽이는 일을 하는 배를 띄울 군부대를 만들지 않고서야 평화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여길 테지.


  전쟁을 생각하는 사람은 오로지 전쟁만이 평화를 지킨다고 느낀다. 평화를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평화만이 평화를 지킨다고 느낀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 옆지기와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보금자리는 참말 사랑스러운 터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어린 곳에서 사랑스레 생각하고 살아갈 때에 평화라고 느낀다. 전쟁내음 물씬 풍기는 데에서 사랑을 누릴 수 있을까. 자동차가 시끄러이 춤추는 곳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4345.3.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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