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쓰는 글
모든 글은 먼저 마음으로 씁니다. 내 마음속으로 가만히 온갖 이야기를 가다듬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을 때에는 아무런 글 한 줄 쓰지 못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저귀를 빨고 밥을 하며 아이들을 씻기고 함께 놀았다, 하는 늘 되풀이하는 모습조차 내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을 때에는 한 줄로도 적바림하지 못합니다.
마음에서 우러날 때에 즐거이 밥을 합니다. 마음에서 우러나기에 기쁘게 빨래를 합니다. 마음에서 샘솟기 때문에 즐거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그림을 그립니다. 마음에서 샘솟는 사랑으로 아이들을 얼싸안으며 함께 놉니다.
마음이 없이 글을 쓸 수조차 없지만, 마음이 없이 하루하루 살아갈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마음으로 사랑을 빛냅니다. 마음으로 이야기꽃 피웁니다. 마음으로 씨앗 한 알 심고, 마음으로 열매 한 알 거둡니다. 나는 언제나 내 마음부터 가장 착하고 더없이 참다우며 따사로이 아름다울 수 있는 보금자리를 누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글 한 줄 일구는 좋은 하루를 살아냅니다. (4345.3.3.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