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사진 하나 말 하나
 004. 달라진 나무천장 알았는가요 - 아벨서점 2012.0213.33

 


 여러 달 만에 인천으로 마실하면서 헌책방 〈아벨서점〉에 들렀습니다. 아직 많이 어린 두 아이를 이끌고 책방으로 왔으니 책시렁 둘러볼 겨를이란 없고, 책방 아주머니들하고 이야기꽃 피울 틈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책방 아주머니들은 다른 손님을 마주하랴 책 갈무리하랴 책방 다스리랴 바쁘니까요.

 

 책방에 들어서며 생각합니다. 참 힘들게 오랜만에 찾아온 이곳을 앞으로 언제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하고. 이 모습이든 저 모습이든 눈에 가득 담자고 생각하며 둘째 아이 한손으로 품에 안은 채 사진을 찍습니다. 지난날 가까이에서 자주 들르던 때 느끼던 모습하고 오늘 어느 만큼 달라졌는가 하고 생각하기 앞서, ‘오랜만’이요 ‘다시 오자면 몇 달 뒤일는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나 이틀쯤 인천에서 묵으며 나들이를 했다면 바쁠 일 없이 느긋하게 돌아보고 한갓지게 이야기꽃을 피우겠지요. 이때에는 찬찬히 책시렁을 살피다가, ‘어, 천장을 모두 나무로 바꾸었네.’ 하고 깨닫겠지요. 그러나, ‘얼굴을 보며 인사를 할 수 있으니 반가우며 고맙다’는 생각으로 살짝 들러 살짝 얘기 나누다가 금세 떠나야 하면서 책시렁 한 번 휘 둘러보지 못하고 다시 책방을 나서야 합니다. 바삐 몰아쳐야 하는 움직임이기에 책방을 감도는 빛살이 예전과 달리 나무결 누런 빛이 한결 짙으며 포근해진 줄 언뜻 느끼기는 하면서도 천장을 싹 바꾼 줄 먼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책방을 나서려 하던 무렵 책방 아주머니가 들려준 말씀을 듣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어, 책꽂이 둘레까지 꼼꼼하게 다 바꾸셨구나.’ 하고 깨달으며 놀랍니다. 바쁜 일 틈틈이 천장갈이 하느라 얼마나 더 바쁘며 힘들었을까요. 그렇지만, 즐거이 여기고 좋아하는 일이었으니 바쁜 틈을 아끼고 힘든 몸을 사랑하며 좋은 책터로 꾸미셨겠지요. (4345.2.2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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