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2.2.24.
 : 너도 사진 찍니

 


- 우체국에 다녀올 일이 있다. 부칠 편지를 여러 통 싼다. 이제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데, 첫째 아이는 아버지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더니, “나도, 나도, 나도 아버지 따라 갈래.” 하고 외친다. 날이 따뜻하다며 옷을 여기저기 내팽개친 첫째 아이는 그동안 내팽개친 옷을 찾느라 바쁘다. 모르는 척하다가 하나씩 찾아서 건넨다. 아이는 참말 재빨래 옷을 꿰입는다.

 

- 우체국만 들러 집으로 돌아오려 하다가 면사무소에 들른다. 면사무소 일꾼은 신문을 읽지 않는다. 시골신문은 펼쳐 본들 딱히 달라지거나 새롭다 싶은 이야기가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나는 면사무소에 들러 ‘늘 똑같아 보이는’ 이야기만 담긴 시골신문을 몇 부 얻는다.

 

- 면사무소에서 자전거를 몰아 집으로 달리려 하는데, 아이가 “나 이제 걸을래.” 하면서 앞장서서 걷는다. 그래, 걷고 싶으면 걸으렴. 면을 벗어날 때까지는 걷자. 아이가 걷는 모습을 뒤에서 사진으로 담자니, 어느새 뒤를 돌아본 아이가 저도 아버지를 찍어 주겠다고 모양을 잡는다. 아이는 손가락 사진을 찍는다.

 

- 늘 돌아오던 길로 돌아오지 않고, 살짝 에돌아 본다. 이제 날이 폭해지는 만큼, 네 식구가 함께 면까지 걸어서 다녀올 때에 다른 길로 어디를 걸으면 좋을까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자전거로 오갈 만한 길은 시멘트로 닦은 길이니, 걷기에는 썩 좋지는 않다. 걷기에 좋은 길이라면, 마을 뒤쪽 멧길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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