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글쓰기

 


 너무 힘들어 아이보다 먼저 잠자리에 드러누운 날, 아이를 부릅니다. 아이를 불러 아버지 손 좀 만져 주렴, 아버지 어깨 좀 주물러 주렴, 하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어머니 주무르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그대로 아버지 어깨를 주무릅니다. 아이 작은 손이 어깨를 쪼물딱쪼물딱 만집니다. 어른이 어깨를 주무르듯 아프며 쑤시는 자리가 스르르 풀린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만지는 손길로는 다른 사랑과 이야기가 내 어깨를 타고 스며듭니다.

 

 나는 내 어머니를 얼마나 자주 주물러 주었을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내 어린 날 내가 어머니 손을 쪼물딱쪼물딱 만졌을 때에 어머니는 나한테서 어떤 기운을 받으셨을까 어림해 봅니다. 나는 두 눈으로 바라보지 못했지만, 내 어머니가 우리 아이만 하던 아이였을 때에, 어머니 당신도 당신 어머니 손을 쪼물딱쪼물딱 주물렀겠지요. 어머니를 낳은 어머니도 당신 어머니 손을 조물조물 주물렀겠지요. (4345.2.1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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