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 책읽기

 


 아버지랑 자전거를 함께 타고 면내마실을 다녀온 첫째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수레에서 사르르 잠들었다. 잠든 아이를 헤아리며 천천히 자전거를 몰아 집에 닿은 다음, 아이를 품에 안아 내려서는 자리에 곱게 누인다. 두 시간 즈음 새근새근 자던 아이는 으앙 울면서 잠에서 깬다. 잠에서 깬 아이는 잠자리에 쉬를 했다. 이불에 오줌 자국 흥건히 남기고는 쉬 마렵다며 오줌그릇에 쉬를 더 눈다. 둘째 오줌기저귀랑 옷가지를 한창 빨래할 무렵 깬 첫째는 오줌으로 젖은 바지랑 속바지랑 속옷을 내놓는다. 한 차례 빨래를 끝냈으니 더 빨래하지는 않기로 한다. 나도 쉬고 싶으니까. 밤에 잠들 무렵, 또는 새벽에 하자고 생각한다. 다 마친 빨래를 옷걸이에 꿰어 방에 넌다. 빨래널기를 하며, 그래 이렇게 자다가 쉬를 누는 우리 집 아이는 아직 아이인걸, 아이는 아이답게 무럭무럭 자라며 꿈을 꾸도록 어버이가 더 따스하게 보살펴야지, 하고 되뇐다. 오줌싸개 이름을 훌훌 털어낼 때에 아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떤 사랑을 나누는 사람으로 우뚝 설까. (4345.2.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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