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글쓰기

 


 추운 날씨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운 날씨 또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비오는 날이나 눈오는 날 모두 하늘이 내리는 선물이라고 느낍니다. 찌뿌둥한 날도 맑은 날도 어김없이 하늘선물이로구나 싶어요.

 

 내 마음이 맑을 때면 하늘도 맑다고 합니다. 내 마음이 흐릴 때면 하늘도 흐리다고 합니다.

 

 날씨와 마음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오늘날 도시로 가면 갈수록, 그러니까 오늘 이 나라에서 더 크다 하는 도시 쪽으로 가면 갈수록 하늘이 흐립니다. 하늘빛이 흐리멍텅할 뿐 아니라 잿빛으로 뿌옇습니다. 아무래도 끔찍하도록 넘치는 자동차 때문이라 하겠으나, 자동차에 앞서 사람들 마음이 흐리멍텅하거나 뿌옇거나 잿빛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삶터가 아무리 슬프다 하더라도 맑은 넋 건사하며 어여삐 살아가는 꿈을 꾼다면 도시에서도 하늘빛은 맑을 테니까요. 거센 비바람이나 드센 벼락바람 지나고 나면, 서울이나 인천이나 울산이나 부산 같은 큰도시나 공장도시에서도 티없이 맑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어요. 거센 비바람과 드센 벼락바람 그을 작은 집에서 옹크리며 지내는 동안 사람들 마음에 물질과 문명과 기계와 소비하고는 퍽 동떨어진 따순 사랑과 꿈을 그리기에, 이렇게 다문 하루나 이틀이라도 맑으며 파란 하늘을 누리지 않느냐 생각해요.

 

 안타깝게도 이 맑고 파란 하늘은 이내 걷힙니다. 비바람과 벼락바람이 지나면 다시금 여느 물질과 문명과 기계와 소비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추운 날씨를 느끼며 손이 차갑게 바뀌거나 딱딱하게 곱을 때에 글을 쓰며 생각합니다. 이 추위를 온몸으로 느끼는 내 삶은 나를 한결 따뜻하게 보듬습니다. 더운 날씨를 느끼며 땀을 뻘뻘 흘리는 채 글을 쓰며 생각합니다. 이 더위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내 삶은 나를 한껏 시원하게 감쌉니다.

 

 가난한 살림은 넉넉한 사랑을 꽃피웁니다. 넉넉한 살림은 허물없는 어깨동무를 이룹니다. (4345.2.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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