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 아기 안고 한손 애벌빨래

 


 날마다 예닐곱 차례쯤 똥을 누는 둘째는 이제 신나게 잘 긴다. 아홉 달째 살아가는 아기는 이만큼 잘 기었다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첫째 아이도 아홉 달째에 이렇게 기었던가. 첫째는 얼마 기지 않고 서려 하지 않았던가.

 

 둘째는 오줌이나 똥을 눈 다음 기저귀를 갈려 하면 자꾸 뒤집기만 한다. 둘째 기저귀 채우기는 퍽 버겁다. 그래도 둘째가 똥을 눈 기저귀를 갈며 밑을 씻길 때에는 참 얌전하다. 이 얌전한 아이 밑을 씻기고 나서 내 허벅지를 폭 감싸도록 하며 왼손으로 안 다음 오른손으로는 똥기저귀를 뜨신 물로 애벌빨래를 하곤 하는데, 둘째는 이동안 착하게 잘 기다린다. 아버지 허벅지를 제 작은 두 손으로 펑펑 치면서 놀기도 하고, 고개를 돌려 아버지가 한손으로 똥기저귀 애벌빨래 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한다.

 

 애벌빨래 마친 똥기저귀는 아뜨뜨 할 만큼 뜨거운 물을 받은 스텐대야에 담가 둔다. 이렇게 하고서 한동안 지난 다음 두벌빨래와 세벌빨래를 하면 똥 기운이 거의 빠지고, 햇볕이 내리쬐는 후박나무 마당가 빨래줄에 널면 말끔히 가신다. (4345.2.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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