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후비는 어린이

 


 아이가 코를 후빈다. 코가 막혀 답답하니 코를 후비겠지. 아이가 한결 어릴 적에는 아침 낮 저녁으로 코에 소금물을 넣고는 솜막대기로 살살 코를 긁어 주었다. 이제 이렇게 안 하며 지내는데, 때때로 소금물을 코에 넣고 손닦개로 흥 풀도록 한다면, 아이가 굳이 코를 후비지 않아도 되리라. 그런데, 이렇게 하면 되는 줄 자꾸 잊는다. 아니, 자꾸 잊는다기보다 아예 생각을 못 하는 채 하루를 보내지 않느냐 싶다. 아이와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서도 막상 아이 코를 뚫을 생각을 못 했다고 떠올린다. 코 후비는 아이 모습 사진을 찍고 며칠이 지난 오늘, 이 사진을 곰곰이 들여다보다가, 아하, 내가 아이 어버이로서 무얼 못 하며 지냈는가를 새삼스레 깨달으며 뉘우친다. (4345.2.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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