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마을에 화력발전소 짓지 마셔요
왜 자꾸 시골에 화력발전소를 지으려 할까요? 왜 자꾸 시골에 원자력발전소를 세우려 할까요? 시골에서 살아가는 네 식구 아버지로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참말 시골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발전소를 지여야 하는 까닭이 무언가 깊디깊이 헤아려 봅니다.
아무래도 시골은 땅값이 쌀 테지요. 아무래도 시골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낮겠지요. 아무래도 시골에 발전소 짓겠다 하면 서울이나 큰도시에 있는 언론사에서 취재를 나오는 일도 드물겠지요.
시골사람이 전기를 많이 써서 시골에 발전소를 짓는 일이란 없습니다. 우리 식구도 시골에서 살아가지만, 우리 집이나 이웃 어르신들은 전기를 얼마 쓰지 않습니다. 오늘날 한국땅에서 시골사람은 무척 적기도 한 만큼, 우리 식구 살아가는 전남 고흥에서는 햇볕힘으로 고흥군 전기를 모두 댈 만큼 얻을 수 있어요. 전남 고흥은 굳이 화력발전소이든 원자력발전소이든 덧없습니다. 햇볕힘 얻는 전지판을 더 놓으면 돼요. 집집마다 지붕에 햇볕힘 전지판을 붙이면 됩니다.
포스코건설에서 전남 고흥이라는 데에 2020년까지 화력발전소를 짓겠다고 합니다. 포스코건설은 처음에는 포항시에서 화력발전소를 지으려다가 주민 반대에 계획을 접었다고 하는데(2011년), 전남 고흥에 7조 원을 들여 화력발전소를 짓는다고 해요(2012년). 전남 해남에는 다른 건설회사에서 이 또한 7조 원을 들여 화력발전소를 지으려 한답니다.
고흥도 해남도 전기가 모자라서 이곳에 발전소를 짓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전라남도 큰도시에서 쓸 전기가 모자라다고 여길 테고, 어쩌면, 부산이나 서울에서 쓸 전기를 이곳에서 뽑아내자고 여기는지 모릅니다.
가만히 보면, 서울이나 인천이나 부산이나 대구나 광주나 대전이나 울산이나, 이곳 큰도시 사람들은 먹을거리를 스스로 짓지 않습니다. 서울 초·중·고등학교 급식이나 대학교 구내식당 먹을거리는 ‘서울에서 흙을 일구어 얻은 곡식이나 푸성귀나 고기’로 마련하지 않습니다. 모두 ‘서울 아닌 시골’에서 흙을 일구어 얻은 곡식이나 푸성귀나 고기로 마련합니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짓거나 길을 닦을 때에, 모래나 흙이나 자갈은 어디에서 가져올까요. 서울에서 얻을까요, 시골에서 가져올까요.
지구환경이 크게 무너진다고 하면서, 쿠바에 있는 생태도시 아바나를 눈여겨본다고들 합니다. 쿠바 아바나가 얼마나 생태도시다운가는 제가 아바나를 찾아가지 못했으니 모릅니다만, 생태도시라 할 때에는 100% 자급자족을 하지 못하더라도 웬만큼 자급자족을 한다는 뜻입니다. 아바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먹는 밥을 아바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스스로 텃밭을 일구어 얻는다는 뜻입니다.
시골땅 전남 고흥에서 살아가는 네 식구 아버지로서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식구들 깃든 전남 고흥이 아름다운 시골마을로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7조 원을 들여 화력발전소를 짓는다 할 때에, ‘특별지원 가산금’이 ‘건설비 5/1000에다가 세수입이랑 초기건설비 15/1000’라 합니다. 건설회사에서 내놓은 자료에 ‘3525억 원이 고흥군에 주어지’며 ‘고용창출 연인원 432만 명’이라고 밝힌다는데, 이 어마어마한 돈과 이 어마어마한 고용창출을 놓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득 무척 궁금해요. 화력발전소를 짓는다면서 왜 3525억 원이나 고흥군에 주는가요? 화력발전소가 얼마나 ‘좋은(?)’ 시설이기에 3525억 원을 거저로 고흥군에 준다고 하나요? 고용창출 432만 명이라면, 발전소를 짓는 막일꾼 고용창출이 432만 명이나 된다는 뜻인가요? 고흥군 사람들은 거의 모두 흙을 일구거나 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데, 고작 7만 명이 될락 말락 하는 작은 군 모든 사람들이 몽땅 막일꾼으로 일하더라도 432만 명은 턱도 없는데, 1만 명 고용창출도 아닌 432만 명 고용창출이 된다 한들 무엇이 어떻게 발돋움할는지 궁금합니다.
전남 고흥군에 짓는다는 화력발전소는 ‘나로도 우주센터’ 곁이요, 이곳 봉래면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입니다. 이제 와 생각하면, 나로도 우주센터부터 국립공원에 짓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지만 짓고야 말았습니다. 고흥군 봉래면 바닷가가 국립공원이라 한다면, 군과 정부는 이곳 국립공원을 어떻게 돌보고 어떻게 지켜야 걸맞을까를 제대로 생각해야 합니다. 화력발전소를 지어 3525억을 거머쥐면, 이 돈으로 자연 터전을 지키는 데 쓸 마음인가요.
아무래도, 해가 갈수록 전기가 모자라기에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싶습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이렇게 걱정할 만합니다. 그러면, 왜 전기가 모자란지를 생각해야겠어요. 우리는 전기를 왜 이토록 많이 써야 하나요. 발전소를 더 지으려고 애쓰기보다, 전기를 덜 쓰고 석유를 덜 쓰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요. 자가용을 줄이거나 자가용하고 헤어져야 하지 않나요. 자꾸자꾸 도시로 몰려들어 돈만 더 벌어들이는 삶길이 아니라, 내 사랑스러운 식구들 먹을거리부터 내 손으로 땀흘려 일구는 착한 삶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요.
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7조 원은 7조 원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화력발전소에서 땔 석탄값을 생각해야 합니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올 매연과 쓰레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화력발전소를 짓는 중장비와 짐차가 내뿜을 배기가스를 생각해야 합니다. 화력발전소로 석탄을 실어나를 배가 오가며 바다에 흘릴 석유와 매연을 생각해야 합니다.
화력발전소가 한 번 서면 7조 원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전기를 얻는다며 들여야 하는 돈과 뒷치레가 너무나 큽니다. 7조 원이면 햇볕힘 얻는 전지판을 몇 개쯤 붙일 수 있을까요. 앞으로 화력발전소에 들일 자원값에다가 환경피해분담금을 햇볕힘 얻는 전지판을 집집마다 붙이는 쪽으로 쓴다면, 이 나라 대한민국은 얼마나 깨끗하며 환하게 빛나는 삶터로 거듭날까요. 고흥군이 눈먼 3525억 원이 아니라, 공장도 고속도로도 골프장도 기차역도 없이 정갈한 삶터로 이어가도록 더 힘쓴다면, 지구별 사람들은 쿠바 아바나만 생태도시로 바라보지 않고, 전남 고흥 또한 아름다운 생태마을로 여겨 숱한 사람들 발길이 찾아들어 저절로 지역살림을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돈에 홀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돈에 파묻히지 않으면 좋겠어요. 돈을 바라보며 우리 보금자리를 망가뜨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사랑스레 살아갈 터전을 사랑스레 보살피면 좋겠어요. 사람은 종이돈이든 쇠돈이든 우걱우걱 씹어먹을 수 없고, 국을 끓여 먹지도 못해요. 사람은 맑고 기름진 흙에 씨앗을 심어 얻은 열매와 푸성귀와 곡식을 먹을 뿐이에요. 맑고 기름진 흙을 화력발전소로 더럽히고, 맑고 파란 바다를 화력발전소 매연과 쓰레기로 더럽힌다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 어른들부터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요. 한국땅 깨끗한 삶터에는 끔찍한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끝없이 지은 다음, 깨끗하다 하는 머나먼 나라에서 거둔 곡식과 열매와 푸성귀를 값싸게 사들여서 돈을 치러 사먹어야 하나요. (4345.1.28.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