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쓰는 시

 


 꿈을 꾼다. 꿈에서 온갖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들은 내 머리속으로 품는 생각들일까, 이 이야기들은 내가 바라는 생각들일까, 이 이야기들은 앞으로 내가 살아갈 생각들일까. 꿈속을 누비는데, 꿈에서 내가 시를 쓴다. 아홉 줄인가 열 줄인가, 꿈속을 누비는 내가 시를 찬찬히 읊는데, 이 시 꽤 좋다. 음, 그런데 꿈을 누비면서 시를 쓰지 않니. 그래, 그렇구나. 그러면 이제 눈을 뜨고 일어나 빈책에 이 시를 옮겨적을까. 그러나 몸을 일으키지 않는다. 등허리가 뻑적지근하다고 느껴, 이 뻑적지근한 등허리를 곧게 펴고 싶기에, 애써 일어나지 않는다. 문득, 이렇게 꿈에서 쓰는 시를 아침에 일어날 때에는 다 잊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아침에 이 시를 다 잊어도 나쁘지 않다고, 내 꿈속에서 쓰는 시는 아침이 되어 가뭇없이 사라질는지 모르나, 내 마음속에는 깊이 남아 언제까지나 나하고 함께하리라 느낀다. 내 좋은 삶이 내 좋은 꿈으로 태어나고, 내 좋은 꿈은 내 좋은 삶으로 이어지리라. 나는 꿈을 꾸면서 꿈속에서 좋은 생각으로 씨앗을 심고, 나는 꿈에서 깨어 새 하루를 맞이할 때에는 차근차근 뿌리내리고 잎을 틔우며 줄기를 올릴 좋은 생각나무를 기쁘게 돌보면 된다. 아이들이 오늘 하루도 어김없이 일찌감치 잠에서 깬다. 아침부터 온 집안이 부산하고 시끌벅적하다. (4345.1.2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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