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모질게 불었다. 기저귀 잔뜩 넌 빨래대 그만 와장창 소리 내며 쓰러진다. 빨래대를 받친 무겁고 큰 돌은 부질없었다. 후박나무 빨래줄에 넌 빨래들은 빨래집게가 틱틱 풀어지며 마당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보다 못해 빨래줄 빨래를 모두 걷는다.

 

 바람은 벽에 건 온도계를 날려 깨뜨린다. 천천히 몸이 낫는가 싶었으나, 된바람 맞으며 빨래를 널다가, 또 걷다가 그만 덜덜 떨다가 몸살까지 걸린다. 빨래를 옷걸이에 꿰어 방에 걸고 나서 자리에 드러눕는다. 갤갤 앓는 소리 몇 시간쯤 낸다. (4345.1.11.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