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하나하나 꽂으며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1.2.

 


 새해를 맞이하고도 온갖 집일이 나를 부른다. 그러나 나는 이 일거리에 치이지 말자도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나를 부르는 집일을 예쁘게 맞이하자고 다짐한다. 나 스스로 기뻐하면서 집일을 해야, 비로소 우리 집식구를 예쁘게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렇게 느낀다. 내가 사랑하면서 집일을 건사할 때에, 내가 사랑하면서 얼싸안는 우리 집식구 아닌가.

 

 집안에 짐이 쌓이지 않게 하자며 빈 상자랑 다 읽은 책을 자전거수레에 차곡차곡 싣는다. 날이 차니 혼자 도서관에 가서 책을 갈무리하기로 한다. 두 시간 즈음 땀 뻘뻘 흘리며 상자를 끌러 책을 꽂는다. 꽂히기를 기다린 책들을 하나하나 쓰다듬는다. 그림책 꽂을 책꽂이도 모자라겠다고 느끼지만, 꽂는 데까지 꽂자. 빽빽하게 꽂지 말고 손이 들어갈 틈은 남기자고 생각한다.

 

 아침에서 낮으로 넘어가는 햇살이 포근하고 보드라우며 맑다. 어느새 한낮이 가깝다. 이제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가 밥을 차려야지. 아이가 배고프다며 어머니 괴롭히겠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그림책 두 권 뽑는다. 《로타와 자전거》가 여기에 있었군. 아버지부터 대단히 좋아해서 아끼며 읽던 그림책이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이 그림책을 얼마나 많이 읽어 주었나. 이제 아이는 이 그림책 글을 새로 읽어 주면 예전보다 훨씬 잘 알아듣겠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 글책이나 그림책이 꽤 많이 번역되는데, 《로타와 자전거》만큼은 다시 나오지 못하는 일이 안타깝다. 내 오래된 책은 자꾸 낡으며 때가 타는데, 새로운 책은 그예 안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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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06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꽂이마다 신문을 깔아주는 건 습기 때문일까요? 궁금해서 여쭙니다~~
이스트리드 린드그렌 '로타와 자전거'도 못 읽은 책이라 궁금하고요~ ^^

파란놀 2012-01-06 05:49   좋아요 0 | URL
신문종이 잉크냄새가 벌레를 쫓아 주고
신문종이가 습기를 빨아먹어 줘요.
책을 오래 두면서 안 다치게 하려면
가장 적은 돈으로 가장 낫게 건사하는 길이에요 ^^;;;

그러나, 신문종이 깔면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다고 해요.

또, 제가 '보기 좋은' 모습은
굳이 좋아하지 않다 보니까... 에궁...

예쁘게 접어서 깔 겨를이 없기도 하고요 .ㅠ.ㅜ

..

<로타와 자전거> 이야기는 쓰려고
몇 해 앞서부터 준비하는데
아직 글을 안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