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을 쓰는 글

 


 아이들 자고 옆지기 자는 깊은 밤과 새벽에 잠을 잘 수 없다. 왜냐하면, 이동안 지난 하루 겪은 일을 곰곰이 돌아보면서 나 살아온 숱한 나날 되짚어 글을 쓰기 때문이다. 이 밤과 새벽이 더없이 고맙고 기뻐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때가 아니라면 나한테는 글쓰기 붙잡을 겨를이 없어 그만 잠을 쫓고야 만다.

 

 아니야, 아무리 이렇더라도 이래서는 안 되지. 오늘 하루 집일을 다 끝내지 못해 밀린 빨래가 있잖아. 얼른 빨래를 해야지. 그러고 나서 예쁘게 잠들어야 새로 맞이할 이듬날에 아이들 밥을 먹이고 집일을 새롭게 돌보면서 또 하루를 보내지. 이 밤에 잠을 안 자면 이듬날 아이들 어떻게 씻기고 어떻게 집일을 건사하겠니.

 

 아, 허리가 아파도 방바닥에 드러누워 허리 펼 1초가 아깝다. 팔뚝이 저려도 자판 두들기기를 멈추어 손목 주무를 1초가 아쉽다. 하고픈 말은 쏟아지고 짊어질 내 일거리는 어서 와 나를 치러 달라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래, 이 밤, 이른 한 시에 아이들 옷가지 신나게 빨래해서 방마다 옷걸이로 꿰어 걸어 주리라. (4345.1.5.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