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빨래순이

 


 아버지가 아침빨래나 낮빨래를 마치고 마당에 널려 하면 언제나처럼 졸졸 따라나오며 빨래널기를 거드는 사름벼리. 아버지는 널 바라보며 이 예쁜 빨래순이가 온누리 어디에 또 있담, 하고 생각한다. 아마, 아버지가 모르는 어느 나라 어느 시골마을에는 너하고 똑같이 제 어버이한테 사랑받고 제 어버이를 사랑하는 빨래순이가 있겠지. 빨래돌이도 있으리라. 너는 아직 스스로 빨래할 줄은 모르지만, 곧 네 온힘을 들이고 온마음을 쏟아 빨래를 하고는 싱그러이 햇살을 올려다보면서 이 고운 빨래들 곱게 마르도록 해 주셔요, 하고 비손하는 아리따운 빨래노래를 부르리라 믿는다. (4344.12.2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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