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책 있어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12.4.



 아침에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에 나온다. 여느 날처럼 늘 일찍 일어난 아이하고 아침에 한 시간 즈음 책을 갈무리할까 하고 생각한다. 오늘은 논둑길을 걸어 들어온다. 이 논둑길을 지나면, 우리가 빌려쓰는 옛 흥양초등학교 운동장이며 빈터이며 온통 나무를 심은 데를 가로질러야 한다. 나는 그럭저럭 지나가지만, 아이 키로 보자면 이 나뭇가지는 우람한 나무들 덤불이나 수풀일는지 모르겠다. 이 길을 지나다가 아이 허벅지가 좀 긁히다. 바지를 좀 입고 나오지.

 아버지가 책짐을 끌러 제자리에 꽂는 동안 아이는 만화책 놓은 데에서 아톰 만화책을 알아본다. “아버지 나 이거 하나 꺼내 줘.” 상자에 꽉 낀 아톰 만화책을 아이가 제 힘으로 꺼내지 못하니 나한테 꺼내 달라 한다.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 권 따로 떨어진 일본판 아톰 한 권을 건넨다. 너는 한글도 일본글도 아직 모르니 더 정갈하고 깨끗한 판으로 된 일본 아톰으로 보렴.

 오늘은 읍내 장마당에 가기로 해서 살짝 책을 추스르고 나오려 한다. “자, 이제 집으로 갈까?” 그런데 아이가 무얼 찾는 낌새이다. “아버지, 나 사진기 찾아 줘.” 응? 아이가 목걸이로 하고 온 작은 사진기를 어디에 두었는지 못 찾겠단다. 이런. “어디에 두었는지 잘 찾아봐. 아버지는 안 만졌으니 모르잖아.” 한참 이곳저곳 살펴보지만 안 보인다. 참말 어디에 두었을까. 어디 구석진 데에 숨기지 않았겠지만, 아이가 얼결에 어딘가 올려놓고는 이 자리를 못 찾으리라. 나도 도무지 못 찾겠다. 나중에 다시 와서 찾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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