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81] 심순이

 뒷북을 잘 치는 말똥쟁이 첫째 아이라고 놀리는 말을 일삼으니까, 아이가 자꾸 뒷북을 치면서 말똥쟁이 노릇을 하지 않느냐 하고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착한 아이요 예쁜 아이라고 노래를 하면 시나브로 참말 착하며 예쁜 아이로 즐거이 살아가지 않겠느냐고 생각해 봅니다. 빨래를 마친 아버지가 마당 빨랫줄에 널려고 밖으로 나오면 어느새 이를 알아채고는 뒤를 쫄래쫄래 따르면서 제 작은 손으로 빨래를 한 점씩 집어 내미는 아이입니다. 빨래마다 빨래집게 둘씩 집어서 내밀 줄 알고, 손닦개이고 동생 기저귀이고 아이 옷가지이고 예쁘게 갤 줄 아는 아이예요. 밥상에 수저 놓아 달라 이야기하면 척척 놓을 줄 알며, 그릇 날라 달라 하면 하나씩 얌전히 나를 줄 압니다. 그래서 이 아이한테 새로운 이름 하나, ‘심순이’를 붙이곤 합니다. 심부름 잘 하는 예쁜 아이로 지내니까 넌 심순이란다, 하고. 심순아, 심순아, 날마다 예쁘게 말하고 예쁘게 생각하며 예쁘게 살아가자. 곱게 손 뻗고 곱게 달음박질하며 곱게 밥먹자. 어머니 심부름도 잘 하고 아버지 심부름도 잘 하며,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 심부름도 씩씩하게 할 줄 아는 어여쁜 아이로 자라렴. (4344.12.3.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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