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삶
 ― 남기고 싶은 사진


 아이 어머니가 아이 사진 한 장 찍어 달라 이야기합니다. 아이 사진을 찍어 달라 이야기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아주 오랜만에 사진을 찍으라 이야기합니다. 아이 아버지가 늘 먼저 느껴서 사진으로 담으니 애써 말하지 않아도 된달 수 있지만, 아이들 자라나는 모습은 그때그때 스치고 지나가며 새롭게 거듭나는 만큼, 1분이나 1초를 놓치면 이 어여쁜 오늘 이곳 모습을 남기지 못합니다.

 둘째 갓난쟁이는 어머니 무릎에 누워서 잠듭니다. 졸리면서 좀처럼 잠들지 못하다가 어머니 젖을 물고 곯아떨어집니다. 바닥에 내려놓으면 또 잠이 깰 테지요. 아이 어머니는 뜨개질을 합니다. 뜨개질하는 어머니 무릎에 누운 채 둘째 갓난쟁이가 새근새근 잡니다.

 첫째가 둘째만 하던 나이에 아이 어머니는 매듭을 지었습니다. 첫째는 갓난쟁이일 때에 어머니 매듭 짓는 어머니 무릎에서 새근새근 꿈누리를 누볐습니다.

 아이 아버지가 사진기를 들고 두 사람 모습을 담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이야기합니다. “내(아이 어머니)가 바라보는 자리에서 보이는 아이 모습”을 찍어 달라고 합니다.

 뜨개질하는 아이 어머니 뒤에 서서 아이를 내려다봅니다. 무릎에 아이를 눕히고 아이를 바라보는 눈높이에서 아이 사진을 얼마나 담아 보았나 곰곰이 떠올립니다. 아이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라는 자리에서 아이들을 바라볼 뿐이겠지요. 이 사진기를 어머니가 쥐어야 어머니 눈길이 될 테지요.

 한식구가 담는 한식구 사진은 말 그대로 한식구 눈높이와 눈길과 눈썰미입니다. 이웃이나 동무가 담는 어느 한식구 사진은 말 그대로 이웃이나 동무가 담는 눈높이요 눈길이며 눈썰미예요. 다큐사진을 찍는 사람은 다큐사진 찍는 눈높이와 눈길과 눈썰미일 테지요. 패션사진을 하는 사람은 패션사진을 하는 눈높이와 눈길과 눈썰미일 테고요.

 누구나 저마다 살아가는 결에 따라 사진기를 손에 쥡니다. 누구든 저마다 사랑하는 매무새 그대로 담는 사진이면서 즐기는 사진이에요.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오늘 이 보금자리 꿈을 사진으로 영급니다. 나한테 가장 보배스러운 사랑을 담는 글이고 그림이며 사진입니다. (4344.12.3.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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