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1.11.10. : 논둑길로 돌아가기 - 드디어 수레를 꺼낸다. 충청북도 음성에서 전라남도 고흥으로 옮긴 마지막 이삿짐 꾸러미에서 아이를 태울 수레를 끄집어 낸다. 끄집어 낸 수레를 자전거에 붙인다. 아이를 부른다. 자, 이제 네 수레 다 되었어. 이제 오랜만에 함께 자전거를 타 볼까. - 면내를 다녀오는 길, 오늘은 일부러 다른 길로 에돌아 달린다. 집부터 면까지 거리가 짧으니까 자전거마실을 해도 금세 끝난다. 충청북도 음성 멧골마을에서 살아갈 때에는 멧자락 하나를 넘어야 하니 자전거마실이 꽤 길어, 아이는 자전거마실을 할 때에 스르르 잠들곤 했는데, 전라남도 고흥 시골마을에서는 자전거마실이 늘 짧다. 그래서 오늘 면에서 볼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웃 호덕마을을 들른다. 호덕마을 고샅길을 천천히 달리고, 호덕마을 논둑길을 천천히 지난다. 억새가 예쁘게 자라는 논둑길을 지난다. 김영갑 님이 제주섬에서 담은 오름 억새밭도 어여쁘고, 고흥 시골마을 논둑 억새무리도 아리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