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갈이 책읽기


 갓난쟁이 둘째 기저귀를 간다. 기저귀를 갈기 앞서 손에 그림책 하나 쥐어 준다. 누나한테 동생도 책 함께 보게 해 주라 이야기하는데, 처음 한동안 같이 보는 듯하더니 이내 옆으로 슬금슬금 옮기며 혼자서 본다. 둘째한테 그림책 하나 보라며 따로 쥐어 준다. 이제 여섯 달 나이 겨우 지나는 둘째는 아귀힘이 꽤 좋아 그림책을 두 손으로 받쳐들며 누웠는데 잘 버틴다. 어머니가 기저귀를 갈아도 책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참으로 용하고 참말로 대단하다. 그러나 아이 손에 책 아닌 호미나 소쿠리를 쥐어 주었더라도 이렇게 용하면서 대단했겠지. 짚을 삼아 새끼를 꼬는 어버이 곁에서 크는 아이라면 돌쟁이 무렵부터 짚을 만지면서 새끼꼬기를 익숙하게 해내는 아이로 살아가겠지. 이 아이한테 일찍부터 한글을 가르치면 참말 일찍부터 한글을 깨칠 테고, 이 아이한테 일찍부터 착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길을 어버이 온몸으로 보여주면, 이 아이는 일찍부터 착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길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겠지. (4344.11.25.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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