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


 하루하루 살아가며 가장 따사로이 보듬을 마음이라면 사랑하는 마음일 텐데, 어쩌면 나는 어느 마음보다 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장 잊거나 잃은 채 지냈구나 싶어요. 사랑받는 삶이어도 사랑받는 줄 느끼지 못하고, 사랑받는 삶이면서 사랑하는 삶을 일구지 못했구나 싶어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미는 손길일 때에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다듬는 손길일 때에 싫어할 풀이나 나무는 없어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얼싸안는 손길일 때에 거리끼는 어린이는 없어요.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글을 써요. 사랑하는 마음이라서 책을 읽어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요. 사랑하는 마음을 실어 춤을 춰요.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밥을 짓고 옷을 지으며 집을 지어요.

 나는 온통 너른 사랑으로 이루어졌어요. 내 피와 살부터 내 꿈과 넋 모두 사랑이 가득해요. 그렇지만 이제껏 이 사랑을 오롯이 깨닫거나 느끼려 하지 않았어요. 바보스럽지만 바보스러운지 느끼지 않고 바보스럽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았어요.

 사진기를 들어 옆지기랑 아이들을 들여다보면서 나부터 사랑이 아니고는 우리 살붙이를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줄 느껴요. 붓을 들어 옆지기랑 아이들과 부대끼는 나날 이야기를 글로 적바림하려 할 때마다 사랑이 아니고는 내 살림집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구나 싶어요.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삶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목숨입니다.

 사랑하는 노래입니다. 사랑하는 책입니다. 사랑하는 밥입니다. 사랑하는 바느질입니다. 사랑하는 이불입니다. 사랑하는 머리결입니다.

 글월 하나 띄우면서 내 고운 사랑을 실을 수 있어야겠습니다. 쪽글 하나 적어서 내밀 때에 내 빛나는 사랑을 담을 수 있어야겠습니다. 글줄 하나 쓸 적마다 내 맑은 사랑을 녹일 수 있어야겠습니다. 좋은 사랑으로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으로 웃음꽃 피우고 싶습니다. (4344.11.2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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