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 옮긴 지 이틀째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11.10.



 11월 8일 드디어 책을 옮겼다. 내 살림집에 책이 있지 않다 보니 얼마나 조마조마하며 애가 탔는지 모른다. 이 책들이 곰팡이를 얼마나 먹으면서 시름시름 앓는지 걱정스럽고, 끈에 묶인 채 숨이 막히느라 고달파 하는 소리를 듣기 힘겨웠다.

 아침 일곱 시 반부터 책을 짐차에 싣는다. 두 시간 남짓 들여 짐차에 책을 다 싣는다. 짐차에 책을 워낙 많이 실은 탓에 충청북도 음성에서 전라남도 고흥까지 짐차가 닿는 데에 여덟 시간 즈음 걸린다. 책꽂이와 책을 내려 등짐으로 옛 흥양초등학교 교실로 나르는 데에 다섯 시간 남짓 걸린다.

 어찌 되든 다 옮겼다. 이래저래 말과 일과 뭐가 있든 없든 일을 다 해낸다. 책은 다 왔을까? 사이에 새거나 사라지지 않았을까? 샌 책이 있든 사라진 책이 있든 어쩌는 수 없다고 느끼나, 이 큰 덩이를 모두 옮길 수 있기에 홀가분하다. 이제부터 나는 내 사랑스러운 책들로 사랑스러운 삶을 누리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쓰고 싶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시골자락에서 옆지기가 마음밭과 흙밭을 예쁘게 일구는 나날을 즐거이 누리고 싶다. 잔뜩 쌓인 책을 갈무리하는 일은 이제부터 기쁘게 하기만 하면 된다. 재촉하거나 다그치는 사람이란 없다. 해코지하거나 헐뜯거나 등칠 사람 또한 없다. 나는 내 삶을 아끼면서 내 책을 아끼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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