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끌이 어린이


 손수레를 장만했다. 앞으로 옛 흥양초등학교 교실 네 칸에 우리 집 책들을 차곡차곡 모시면서 사진책도서관을 새롭게 열면, 이곳에서 책을 실어 나를 때에 쓰려고 손수레를 장만했다. 손수레는 짐 나르는 수레이다. 그리고, 아이들 태우는 수레이다. 처음에는 네 식구 탈 만한 ‘4인용 4륜 자전거’를 알아보았는데, 개인한테 파는 자전거집은 없는 듯했다. 있다 하더라도 값이 아주 비싸겠지. 스위스인가 유럽에서 만드는 ‘4인용 4륜 자전거’는 수입이 되는 듯한데, 값이 자그마치 천만 원. ‘4인용 4륜 자전거’는 그저 꿈으로 여기기로 하면서 15만 원짜리 손수레를 장만했다. 손수레 장만은 오랜 꿈이었고, 옆지기도 손수레를 장만하자고 말하기에 장인 어른이 짐차를 이끌고 새 보금자리 손질을 거들러 오셨을 때에 읍내 자전거집에서 기쁘게 장만했다.

 이제 이 손수레에 헌 장판을 쇠줄로 꿰면 아이들 태우고 다닐 수 있다. 집안을 치우는 온갖 일이 아직 덜 끝났기에 장판 꿰기는 아직 못한다. 집안 치우는 일뿐 아니라 갖은 집안일을 도맡으면서 밥하기도 해야 하니, 내 몸뚱이는 하나라서 도무지 여기까지 손을 못 쓴다. 손수레에 타고 놀아야 할 첫째 아이는 마당에 덩그러니 놓인 수레 바퀴를 빙빙 돌리며 놀거나, 이렇게 손수레를 손수 끌어 보곤 한다. 손수레 무게는 꽤 무거워 이십 킬로그램은 훨씬 더 나갈 텐데 용케 잘 끈다. 손수레 끄는 네 살 아이는 사름벼리 너 말고 누가 또 있을까. (4344.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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