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별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밤하늘 별을 얼마나 자주 느끼거나 올려다볼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일을 열지만 저녁에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시골사람이라 할 텐데, 시골자락 밤하늘 별빛을 얼마나 널리 받아들이면서 살아갈까.

 지난날 시골자락에는 정화조가 없었다. 시골집에는 정화조가 있을 까닭이 없다. 그러나 이제는 시골집에 정화조를 묻지 않으면 건축법 위반이 되고, 땅을 파서 물을 길어 마시는 시골집에 수도물을 끌어들여 물값을 내도록 나라 얼거리가 바뀐다.

 뒷간이 바깥에 있는 시골집은 쉬를 누러 저녁이나 밤에 바깥으로 나가면서 밤하늘 별을 누릴 수 있다. 옆지기와 나는 바깥에서 쉬를 누면서 한동안 기지개를 켠다. 한동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두루 돌아본다.

 썩 높지 않아도 멧자락에 둘러싸여 하늘을 조금밖에 올려다볼 수 없던 충청북도 시골집에서는 별을 얼마 누리지 못했다. 자그마한 마을 뒤편에 멧등성이 둥그렇게 감싼 전라남도 시골집에서는 고개를 들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돌며 수많은 별을 한가득 누린다. 깊은 새벽에 쉬를 누고 나서 혼자 신을 내며 별밤 춤을 춘다. (4344.10.2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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