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물오리


 네 해 앞서부터 첫째 아이를 안고 자장노래로 〈겨울 물오리〉를 불렀다. 첫째 아이는 말을 하나둘 익힐 무렵 아버지한테서 〈겨울 물오리〉를 한 마디씩 똑똑 끊으며 들었다. 두 살을 넘길 무렵 옹알옹알하는 목소리로 〈겨울 물오리〉를 따라 부르고, 세 살을 넘긴 때부터는 제법 또렷하게 부를 줄 알았다. 이제 네 살을 먹은 첫째 아이는 외할머니한테 〈겨울 물오리〉를 한 마디씩 똑똑 끊으며 가르친다. 아버지한테서 배운 그대로 외할머니한테 노래를 가르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두 아이한테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사랑스러운 숨결을 사랑스러운 몸짓으로 물려줄 때에 두 아이는 저희 둘레 사람들한테 사랑스러운 꿈길과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는 길을 스스로 틀 수 있겠지. (4344.10.24.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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